작성 · 검수 오늘의머니바다 편집팀 · 최종 검토 2026년 10월 25일
핵심 요약
- 상속 포기·한정승인 기한은 '안 날부터 3개월', 안심상속 재산조회는 '사망일 속한 달 말일부터 1년'으로 시계가 서로 다릅니다.
- 재산을 조회하기 전에 예금을 인출해 쓰면 상속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 포기·한정승인이 막힐 수 있습니다.
- 예: 예금 3,000만원·대출 5,000만원이면 단순승인은 2,000만원을 떠안고, 한정승인은 3,000만원 한도에서 끝납니다.
- 정부24 안심상속 신청 → 결과 확인 → 3개월 안에 법원 결정, 이 순서로 움직이세요.
장례를 마치고 한숨 돌릴 즈음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어머니 통장에 뭐가 남았는지, 아버지 앞으로 대출은 없었는지. 그런데 이때 가장 먼저 은행으로 달려가 잔액을 확인하고 돈을 빼는 분이 많습니다. 그 한 번의 인출이 나중에 빚을 통째로 떠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은 부모님(또는 배우자)이 돌아가신 뒤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를 시간표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2026년 10월 현재 정부24 안내 기준입니다.
시계가 두 개 돈다 — 1년짜리와 3개월짜리
상속 직후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기한이 동시에 흐릅니다. 하나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입니다. 사망자의 금융거래, 국세·지방세, 국민연금, 토지·건물·자동차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해 주는 행정안전부 서비스이고, 정부24 안내 기준으로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 신청하면 됩니다. 일부 오래된 기사와 블로그에는 6개월로 적혀 있는데 현행 기준과 다릅니다. 신청은 사망신고 때 주민센터에서 함께 해도 되고, 정부24에서 간편인증으로 온라인 신청해도 됩니다. 수수료는 없습니다. 다만 온라인은 1·2순위 상속인만 가능하고, 대습상속인(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자녀를 대신하는 손자녀 등)은 주민센터를 직접 가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상속포기·한정승인입니다. 민법상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합니다. 보통은 사망일이 기산점이 됩니다. 이 3개월을 넘기면 원칙적으로 모든 재산과 빚을 그대로 물려받는 단순승인으로 굳습니다. 즉 재산조회 서비스는 1년을 주지만, 정작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한은 3개월입니다. 조회를 1년 안에만 하면 된다고 느긋하게 있다가 빚 사실을 4개월째에 알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가장 많이 생기는 사고입니다.
그래서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사망신고와 동시에 안심상속을 신청하고, 결과를 받으면 그 숫자를 보고 3개월이 끝나기 전에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 중 하나를 고릅니다. 금융기관별 결과 통보는 신청 후 대략 2~3주가 걸리는 것으로 안내되니, 일정이 빠듯하다면 사망신고 당일 신청이 가장 낫습니다.

재산조회 전에 예금을 쓰면 생기는 일
가장 흔한 함정이 이것입니다. 상속인이 고인의 예금을 인출해 장례비나 병원비로 쓰거나, 고인의 물건을 팔거나, 부동산 명의를 정리해 버리면 법원은 이를 상속재산의 처분으로 보고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빚이 훨씬 크다는 걸 알아도 포기가 어려워집니다.
장례비가 문제라면 방법이 있습니다. 상속인 전원이 합의해 일부 예금을 찾는 것은 실무상 장례비 같은 불가피한 지출로 인정되는 사례가 있으나, 금액이 크면 다툼 소지가 있습니다. 정확한 범위는 법률구조공단(132)이나 가정법원 상담에서 먼저 확인하세요. 장례비는 일단 자녀 개인 돈으로 쓰고 나중에 정산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아울러 고인 명의 통장의 잔액 조회만 하는 것은 처분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출·해지·이체가 문제입니다.
고인 명의 예금을 인출해 쓰기 전에 안심상속 조회 결과부터 확인하세요.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3개월 안이라도 포기·한정승인이 막힐 수 있습니다.

예금 3,000만원, 대출 5,000만원이면 — 끝까지 계산해 보기
숫자로 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아버지 명의 예금이 3,000만원이고 은행 대출과 카드 채무가 합쳐 5,000만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상속인은 자녀 한 명입니다.
| 선택 | 자녀가 부담하는 빚 | 자녀 손에 남는 돈 | 비고 |
|---|---|---|---|
| 단순승인(아무것도 안 함) | 5,000만원 전액 | 예금 3,000만원 − 빚 5,000만원 = −2,000만원 | 자기 돈 2,000만원을 보태야 함 |
| 한정승인 | 상속재산 3,000만원 한도 | 0원 | 남는 빚 2,000만원은 책임 없음 |
| 상속포기 | 0원 | 0원 | 예금도 못 받음, 다음 순위로 상속권 이동 |
이 예시에서 단순승인은 자기 돈 2,000만원을 물어주는 선택입니다. 한정승인은 받은 재산 안에서만 갚으니 최악이 0원입니다. 포기는 더 간단하지만 한 가지를 놓치면 안 됩니다. 내가 포기하면 상속권이 다음 순위(손자녀 → 직계존속 → 형제자매 순)로 넘어가 그쪽에 빚이 갑니다. 자녀 전원이 포기했다면 할머니나 큰아버지, 고모에게 상속 사실을 알려야 그분들이 3개월 안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연락을 안 해서 가족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반대로 예금이 5,000만원, 빚이 3,000만원이면 단순승인으로 2,000만원이 남습니다. 숫자는 항상 조회 결과가 나온 뒤에 계산해야 하므로, 이 표를 내 상황에 맞춰 직접 채워 보시면 됩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 빚을 발견했다면
조회 결과를 보고도 놓치는 빚이 있고, 조회 범위 밖의 빚(개인 간 채무, 보증, 사채 등)도 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안에 알지 못했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다만 ‘중대한 과실 없이’라는 요건이 있어서, 조회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에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국 3개월 안에 안심상속을 신청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험입니다.
또 하나, 대출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손해는 아닙니다. 고인이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었는데 집값이 대출보다 크다면 그 집은 승계할 가치가 있습니다. 포기부터 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부동산 공시가격과 시세, 대출 잔액을 나란히 놓고 보세요.
빚만 있는 게 아니다 — 안심상속에서 새로 나오는 돈
안심상속은 빚 확인용이기만 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상속인이 몰랐던 돈도 같이 나옵니다. 금융기관 조회에서는 휴면 계좌와 보험계약이 확인되고, 국세·지방세 조회에서는 고인에게 돌려줄 환급금이 있는지가 나옵니다. 다만 모든 금융 거래가 완전히 집계되는 것은 아니니 결과지에서 빠진 금융권이 없는지 훑어보세요.
보험도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사망보험금은 수익자가 누구로 지정됐는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집니다. 수익자가 상속인 중 특정인으로 지정돼 있으면 그 보험금은 일반적으로 수익자 고유의 재산으로 보아 상속을 포기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았거나 고인 본인으로 되어 있으면 상속재산에 포함돼 빚의 변제에 쓰일 수 있습니다. 보험사별로 판단이 갈릴 수 있으니 포기를 결정하기 전에 보험사에 수익자 지정 내역을 확인해 두세요. 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일반적으로 3년의 소멸시효가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안심상속 결과가 나오면 휴면보험금과 국세 환급금 항목을 따로 보세요.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수익자가 본인으로 지정된 사망보험금은 별개로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전 보험사에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상속세는 또 다른 시계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고·납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려면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가 있으면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 등을 합친 한도를 넘는 재산이어야 하므로 평범한 가정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부동산 시세가 오른 지역에 집이 있다면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 대상이면 세무서나 세무사 상담을 받으세요. 3개월(법원), 6개월(상속세), 1년(조회)이라는 세 개의 시계가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놓치는 일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안심상속은 직계가 아닌 형제자매도 신청할 수 있나요?
방문 신청은 형제자매(3순위)도 가능합니다. 다만 온라인(정부24)은 1·2순위 상속인으로 제한됩니다. 우선순위가 앞선 상속인이 있으면 그분들이 먼저입니다.
사망신고를 이미 했는데 안심상속은 따로 해야 하나요?
네. 사망신고 때 함께 신청하지 않았다면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안에 별도로 신청하면 됩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중 어떤 게 나은가요?
재산이 빚보다 많은지 불분명하면 한정승인이 안전합니다. 재산이 사실상 없고 빚만 있다면 포기가 간단합니다. 다만 한정승인은 재산 목록 작성 등 절차가 복잡해 법무사·변호사 도움을 받는 분이 많습니다. 정확한 비용과 절차는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상담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10월 현재 공개된 정부24 안내와 민법 규정을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법적 판단은 법원·법률구조공단 상담을 통해 확인하세요.